맥파이 살인사건 - 소설 속 소설이 만드는 반전의 묘미
지은이 : 앤서니 호로위츠
옮긴이 : 이은선
펴낸곳 : 열린책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앤서니 호로위츠의 『맥파이 살인사건』 역시 그러한 작품 중 하나인데요. 특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같은 구조적인 장치나 오마주가 곳곳에서 느껴져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독특하게도 ‘소설 속 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클로버리프 북스의 편집자 수전 라일랜드는 인기 추리소설 작가 앨런 콘웨이의 원고, 『맥파이 살인사건』을 전달받습니다. 하지만 이 원고에는 결정적으로 결말이 빠져 있었고, 마침 작가는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결말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 수전은, 점차 작가의 죽음과 소설 속 사건 사이에 섬뜩할 정도로 닮은 점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야기는 점점 현실과 허구 사이를 오가며 미스터리를 더해 가고, 결국 두 개의 퍼즐이 하나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점은 단지 이야기 구성에 그치지 않습니다.
책의 물리적인 구성도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 독자는 이야기 구조를 시각적으로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몰입감은 훨씬 더 커지고, 장면 전환 역시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하나는 소설 속 작가 ‘앨런 콘웨이’입니다. 그는 자신이 창조한 퓐트 시리즈를 누구보다도 혐오했고, 『맥파이 살인사건』은 어쩌면 그가 작가로서 남긴 마지막 복수극이자 고백에 가까운 작품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렇게 억지로 써내려간 듯한 작품이 오히려 정교하고 치밀한 구성으로 완성되었다는 점입니다. 작가의 냉소와 피로가 이야기 곳곳에 묻어 있으면서도, 독자는 점점 그 퍼즐에 매료되어 갑니다.
이렇게 두 개의 퍼즐이 절묘하게 맞물리는 추리소설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단순한 미스터리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이 작품은, 추리소설 팬이라면 반드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